국내 동호인 스포츠 시장에서 일종의 미스터리로 여겨지는 것은 아미노산 제품에 대한 수요가 대단히 저조하다는 점이다. 마라톤, 사이클, 트라이애슬론, 등산 등 지구력 스포츠가 호황을 누리고 있음에도 아미노산 보충제나 첨가식품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보충제=고열량식'이라는 고정관념 때문이이도 하고, 아미노산의 필요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서이기도 하다.
하지만 주3회 이상 후련하고 주기적으로 대회 참가와 장거리 훈련을 실시하는 러너들이라면 아미노산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 가능하면 아미노산이 풍부한 자연식을 식단에 넣고, 그게 어렵다면 아미노산 보충제를 섭취하자. 당장 드라마틱한 경기력 향상을 경험하는 것은 아니지만 운동 중 부상 위험을 낮추고 회복능력을 좋게 하여 보다 강한 러너로 거듭나게 해준다.
러너라면 탄수화물보다 아미노산 먼저 챙겨라
음식에 민감한 러너들도 아미노산의 필요성은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대개는 주 에너지원이 되는 탄수화물 섭취에만 신경을 쓴다. 훈련이나 대회 전 힘을 내기 위해 탄수화물이 풍부한 음식을 먹고, 마친 후에는 고갈된 양을 보충하기 위해 고 탄수화물식을 한다. 그래서 매일 훈련하는 러너들은 하루 식사의 대부분이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인 경우가 많다. 지방과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은 ‘몸이 너무 축나지 않기 위해’ 가끔 먹어주는 정도다.
그러나 단백질은 결코 소홀해서는 안 되는 필수영양소다. 우리 몸의 근육, 결합조직 등 신체조직을 구성하고 있으며, 효소와 호르몬 항체로 작용한다. 또한 체내 필수물질의 운반과 저장, 체액과 산-염기의 균형 유지 등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20여 종으로 구성된 아미노산이 이 단백질을 구성하는 기본 물질인 것이다.
근육손상과 피로 줄이고 회복력은 높여줘
아미노산이 함유된 제품들은 대개 사이클이나 마라톤을 즐기는 동호인들을 타킷으로 하고 있다. 장거리 달리기처럼 다량의 글리코겐을 필요로 하는 운동을 할 때 생기는 피로의 원인이 활동근육 내 아미노산 대사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필수아미노산을 운동 전후에 보충해주면 운동 중에 생기는 근육의 손상과 피로를 감소시키며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여러 아미노산 중에서도 근육 단백질의 주요성분이면서 근육의 형성 및 보존, 체지방 감소, 심장기능 강화, 에너지 공급 등에 관여하는 아미노산을 분지쇄아미노산(BCAA-Branched Chain Amino Acid)으로 묶어 부른다. 아미노산이 들어있다는 제품 패키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BCAA’라는 표기가 분지쇄아미노산을 뜻한다.
BCAA는 로이신(Leucine), 이소로이신(Isoeucine), 발린(Valine)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요소마다 특징이 있다. 먼저 로이신은 뼈조직, 피부조직, 근육조직의 재생과 수술 후의 빠른 회복에 기여하고 증가된 혈당을 낮춘다. 이소로이신은 산소를 나르는 헤모글로빈 생성에 관여하며 근육조직에서 대사되어 에너지를 생성한다. 발린은 근육재생에 큰 역할을 하며, 두뇌활동에 활력을 부여하고 정서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고기, 생선, 유제품, 콩류, 난류 등에 풍부
분지쇄아미노산은 체내에서 합성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식품의 형태로 섭취해야 한다. BCAA를 포함한 필수아미노산 결핍은 눈의 충혈, 탈모, 집중력 장애, 식욕부진, 성장저하, 체중감소 등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보충해줘야 한다.
아미노산을 체내에 공급하려면 양질의 단백질을 먹어야 한다. 쇠고기, 돼지고기와 같은 육류, 닭이나 오리와 같은 가금류, 생선, 저지방우유 등 유제품, 달걀 흰자와 콩 등이 그에 해당한다.
물론 아미노산이 첨가된 가공식품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섭취가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2004년을 전후로 음료 형태의 아미노산 함유 제품들이 붐을 이뤘다. 아미노업(해태), 플러스마이너스(롯데칠성), 아미노밸류(동아오츠카), 187 168(한국코카콜라), 아미노서플라이어(일화), 아미노센스(한국야쿠르트) 등 유수의 음료 회사들이 경쟁적으로 제품을 출시하며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때의 유행에 그치면서 요즘은 마트에서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당시까지는 아미노산에 대한 인식이 보편화되지 못했고, 청량음료에 가까운 제품들이 주를 이뤘다는 점도 장수하지 못한 이유로 보인다. 그중 아미노밸류는 아미노산 함량이 높고 스포츠 음료로서의 이미지가 강했지만 대대적인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요즘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요즘엔 헬스, 마라톤, 등산, 트라이애슬론 등을 즐기는 동호인들을 중심으로 음료보다는 파우더, 겔, 캅셀, 과립 형태의 아미노산 보충제가 각광을 받는 추세다. 다른 영양소를 제외하고 아미노산만을 선택적으로 섭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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