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주는 마라톤같은 힘든 달리기 후 24시간 이내에 하는 다소 가볍고 짧고 느린 달리기를 말하며, 목적은 말 그대로 앞서 실시한 힘든 달리기로부터의 회복을 촉진하기 위함이다. 이런 회복주의 효용성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들이 있지만, 최근에는 폭넓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회복주를 하면 다리로 가는 혈액량이 증가되어 젖산과 같은 대사산물들을 빨리 제거하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먼저 떠오르지만, 사실 젖산은 아무리 힘든 훈련을 하더라고 훈련이 끝나면 1시간 이내에 정상범위로 돌아올 뿐만 아니라 젖산이 근육통의 원인은 더더욱 아니다. 그리고 회복주에 수반되는 가벼운 움직임이 근육조직의 회복과 글리코겐의 재보충 혹은 근육회복과 직접 관련된 다른 생리적인 반응들을 향상시킨다는 증거도 없다.
그러면 회복주의 진짜 잇점은 있는가?
간단히 말해서, 회복주가 회복을 촉진시키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엘리트 선수와 주자들이 공통적으로 회복주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만약 이런 형태의 운동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이해를 해야될 것인가?
그러면 회복주의 진짜 잇점은 무엇인가?
회복주의 진짜 잇점은 주자의 피로가 아직 남아 있는 상태에서 달리는 선행피로 훈련이 훨씬 더 멀리, 그리고 훨씬 더 빨리 달릴 수 있도록 체력을 향상시켜 주는 것이다.
체력적 적응은 단순히 달린 총 시간이 아니라 초기피로점을 넘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달렸는가에 비례하여 나타난다. 초기 피로점 너머까지 몸을 잘 가져감으로써 체력보강효과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즉 회복주는 전체적으로 피로한 상태에서 실시되기 때문에 주운동보다 더 짧고 더 느린 달리기라도 체력을 향상시키게 된다는 의미이다.
선행피로훈련의 특별한 잇점은 덴마크의 코펜하겐 대학에서 실시한 흥미로운 연구에서 밝혀졌는데, 이 연구는 한 쪽 다리는 매일 운동을 하고, 반대쪽 다리는 격일로 하루 2회 운동을 시켰다. 양쪽 다리의 운동의 총량은 같지만, 격일로 하루 2회 운동한 다리는 아침운동으로 선행 피로가 쌓인 상태에서 오후에 다시 회복훈련을 실시하였다.
수 주 후에 양쪽 다리의 지구력 검사에서 연구자들은 이틀마다 하루 2회 실시한 다리의 지구력이 매일 운동한 다리보다 90% 이상 더 증가된 것을 발견하였다.
추가적인 연구에서 선행 훈련으로 근육 섬유의 에너지가 결핍되고 근육세포의 손상이 남은 상태에서 훈련을 하게 되면, 뇌에서 운동에 사용되는 근육의 동원 방식을 변경시킨다. 본질적으로 뇌는 닳거나 피로한 근육의 사용을 피하고 정상적인 운동상태에서는 덜 사용되기 때문에 확실히 덜 피로한 근육을 사용하려고 노력한다.
뇌가 이런 방법으로 정상적인 근육가동방식을 비상사용하게 되면, 장차 더 적은 에너지로 일정한 속도를 유지할 수 있어서 더 효율적인 달리기가 가능한 신경근육의 지름길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선행피로 상태에서의 달리기는 마치 아침에 갑작스레 불어난 물 때문에 출근길이 막혀 다른 길로 출근을 해야 하는 것과 같다. 처음에는 우회로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무실로 가는 다른 길을 찾다 보면 더 빠른 길을 발견하거나 막힌 길 앞에서 물이 빠지기를 기다리는 것보다는 최소한 더 빠른 길을 발견할 수 있다.
회복주의 효과적인 이용을 위한 몇 가지 지침을 정리한다.
1.주요 훈련이나 극심한 피로감이나 탈진감이 남는 달리기를 한 뒤 24시간 이내에 다시 달릴 때는 언제나 회복주 형태의 달리기를 하여야 한다.
2.회복주는 1주에 4회 이상 달릴 때만 필수적이다.
3.주당 딱 3회만 달린다면 하루 쉰 후의 달리기는 정상적인 달리기이다.
4.주당 4회만 달린다면 3일 연속 달린 후 하루 쉰 다음날 달리는 것이 아니라 연속되는 4일 째 달리기만 회복주를 한다.
5.주당 5회를 달린다면 최소한 한 번은 회복주를 한다.
6.주당 6일 이상 달린다면 최소한 두 번은 회복주를 한다.
7.힘든 달리기 사이에 2회의 편한 달리기를 넣을 필요는 거의 없으며, 24시간 이내에 연이은 2회의 힘든 달리기도 거의 바람직하지 않다.
8.대부분의 훈련 강도와 훈련 시간이 중등도 수준인 기초훈련 때는 회복주가 필요하지 않다. 전형적인 고강도 훈련과 탈진할 정도의 장거리 훈련을 시작할 때는 주훈련과 대강 1:1의 비율로 회복주를 시작한다.
9.회복주의 적당한 거리와 속도에 대한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다음 훈련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준에서 자신이 원하는 만큼 멀리 빠르게 달릴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지난 훈련으로부터의 회복을 방해하거나 다음 훈련의 성취도를 방해하지 않으면서 특별히 멀리 빠르게 달릴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10.아주 느린 달리기라도 선행 피로상태에서의 달리기는 효과가 있으며, 달리기의 경제성이 향상되며, 느릴수록 다음 훈련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더 멀리 달릴 수 있다.
출처 :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달리기 생활되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2007-07-07 |